의료기판매점 활용법, CSO 영업의 숨은 무기 (개원 정보부터 소모품까지)
지난주에 신규 거래처 한 곳을 뚫었는데, 정보를 알려준 사람이 의료기판매점 사장님이었어요. 제가 영업 다니면서 가장 자주 듣는 질문 중 하나가 "그 동네 새로 개원한 원장님 정보 어디서 얻으세요?"인데, 솔직히 절반은 의료기판매점 인맥에서 나와요.
의료기판매점이라는 이름이 좀 생소하실 수 있어요. 의료기기판매점과 거의 같은 개념인데, 병의원에서 매일 쓰는 의료기기와 소모품을 공급하는 유통 채널을 말합니다. 주사기, 거즈, 수액 세트 같은 소모품부터 진단 장비, 물리치료 기기까지 다루는 품목 폭이 넓어요. 매일 진료를 돌리려면 이런 것들이 끊기면 안 되니까, 의료기판매점 담당자는 거래처 병원을 보통 매주 한 번씩은 들르거든요.
여기서 CSO와 동선이 겹쳐요. 같은 원장님, 같은 데스크 직원, 같은 주차장. 매주 마주치다 보면 인사라도 트게 되잖아요. 처음 영업 시작할 때 저도 "나는 약만 파니까 의료기 쪽은 신경 쓸 거 없지"라고 생각했어요. 근데요, 한두 달 지나니까 그 생각이 얼마나 좁았는지 깨닫게 되더라고요.
의료기판매점 담당자와 친해져야 하는 이유는 결국 정보예요.
신규 개원 정보가 가장 빠르게 도는 곳이 의료기판매점이에요. 원장님이 개원 준비를 시작하면 인테리어 다음으로 발주하는 게 의료 장비랑 소모품이거든요. 진료실 컨셉, 진료과목, 심지어 원장님 성향까지 의료기 영업사원이 한 달은 먼저 파악해요. 이 정보를 공유받으면 개원 한참 전부터 원장님과 안면을 트고 품목 제안을 할 수 있어요. 경쟁 CSO가 개원식 화환 보낼 때, 나는 이미 첫 처방을 받고 있는 거죠. (이게 진짜 차이 큽니다)
물론 일방적으로 받기만 하면 관계가 오래 못 가요. 제가 알고 있는 제약 쪽 정보도 의료기판매점 담당자에게는 꽤 쓸 만하거든요. 특정 품목의 급여 확대 이슈, 제약사 영업 정책 변화, 어떤 원장님이 요즘 어떤 처방을 늘리고 있다는 동향. 의료기 입장에서도 이런 흐름을 알면 영업 전략이 달라져요. 서로 알아낸 카드를 한 장씩 교환하는 셈인데, 이게 쌓이면 동네에서 가장 정보가 빠른 두 사람이 되는 거예요.
여기서 잠깐.
의료기판매점 담당자를 단순한 "정보원"으로만 보면 관계가 오래 못 갑니다. 같이 점심도 먹고, 거래처에서 곤란한 상황 생기면 서로 거들어주고, 명절 인사도 챙기고. 영업의 본질은 결국 사람이잖아요. 저 같은 경우는 담당 지역의 의료기판매점 사장님 두 분과 가장 자주 통화하는데, 한 분은 제 와이프 다음으로 통화량이 많아요. (의외죠?)
소모품 발주 흐름을 이해해두면 영업 화법도 달라져요. 원장님이 "요즘 우리 병원 매출이 좀…"이라고 흘리실 때, 의료기 쪽 발주량 추이를 살짝 알고 있으면 빈말이 아닌 얘기를 꺼낼 수 있거든요. 환자 수, 진료 패턴, 특정 시즌 수요까지 의료기 데이터가 알려주는 신호가 의외로 많아요. CSO가 처방 데이터만 보면 놓치는 부분을 의료기판매점이 메워준다고 보시면 돼요.
가장 먼저 해보실 일은 담당 지역에 어떤 의료기판매점이 활동하는지 리스트업하는 거예요. 이어서 거래처 병원 데스크 직원에게 "여기 의료기 담당하시는 분 누구세요?"라고 자연스럽게 물어보세요. 그다음에 그분과 한 번 커피라도 마시면서 명함 교환. 끝으로, 한 달에 한 번이라도 안부 문자를 보내는 루틴을 만들어두면 1년 뒤에는 분명 결과가 달라져 있어요.
오해하시면 안 되는 게, 의료기판매점은 CSO의 경쟁자가 아니에요. 취급 품목이 완전히 다르고, 원장님 입장에서도 둘 다 필요한 파트너잖아요. 같은 의료 생태계 안에서 서로 다른 역할을 맡고 있는 동반자라고 보는 게 맞아요. 이 관점이 잡히면 영업 스트레스도 확 줄어들어요. 적이 한 명 줄고 아군이 한 명 느는 셈이니까요.
오늘 퇴근길에, 거래처 한 곳 들러서 "여기 의료기 담당 분 명함 한 장만 받을 수 있을까요?" 한마디만 던져보세요. 작은 한 걸음인데, 6개월 뒤에 이 한마디가 신규 개원 정보 두세 건으로 돌아올 수 있어요.
CSO 영업에서 거래처 동선과 정보 흐름을 함께 정리하고 싶으시다면, 같은 블로그의 CSO 거래처 관리 글도 함께 읽어보시면 도움이 됩니다.
영업에 바로 쓸 데이터가 필요하시면 CSO 파트너스에서 확인해 보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