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기기도매 유통 구조와 CSO 활용 네트워크 만드는 법
CSO로 일하다 보면 의약품 도매상만 신경 쓰기 쉽잖아요. 근데 현장에서 한 발 더 나아가려면, 의료기기도매 쪽 흐름도 같이 봐야 할 때가 와요.
의료기기도매는 말 그대로, 의료기기를 제조사나 수입업체로부터 받아서 병의원에 납품하는 유통 사업이에요. 우리가 의약품 쪽 도매상과 거래 관계를 쌓듯, 의료기기도매 업체와도 네트워크를 만들어 두면 영업 현장에서 의외로 큰 도움이 되더라고요. 같은 병원을 상대하고, 같은 원장님 비위를 맞춰야 하는 처지라서, 정보가 겹치는 부분이 많거든요.
여기서 잠깐.
의료기기도매 담당자들은 그 지역 병의원의 장비 상태를 거의 손바닥처럼 알고 있어요. 어떤 병원이 최근에 새 장비를 들였는지, 어느 클리닉이 소모품 주문량을 갑자기 늘렸는지, 누가 장비 교체 시기를 앞두고 견적을 돌리고 있는지 같은 신호들 말이죠. 이런 정보가 왜 중요하냐면, 장비 투자에 돈을 쓰고 있다는 건 그 병원이 진료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는 뜻이고, 그러면 자연스럽게 처방 약 구성도 바뀔 가능성이 높거든요. CSO 입장에서는 신규 진입 포인트로 삼기 딱 좋은 타이밍이에요.
그렇다면 의료기기도매 담당자와는 어떻게 관계를 만들어야 할까요. 핵심은 한쪽만 받아먹는 관계가 아니라, 서로 주고받는 구조를 만드는 거예요. 저 같은 경우엔, 제가 다니는 권역에서 어느 원장님이 새 분과를 준비 중이라는 이야길 들으면 의료기기 쪽 담당자에게 슬쩍 흘려요. 반대로 그쪽에서 "○○내과가 최근에 ○○장비 알아본다더라" 같은 정보를 주면, 저는 그 병원 처방 패턴을 미리 점검해 두고요. 거창한 거래가 아니라, 동네 영업맨끼리의 소소한 정보 품앗이 같은 느낌이라고 보면 돼요.
관계가 굳어지면 또 하나 좋은 점이 생겨요. 의료기기 영업사원이 신규 개원 정보를 가장 먼저 듣는 직군 중 하나라는 점인데요(인테리어 업체랑 거의 동급이에요). 개원 준비 단계에서 장비 견적을 돌리니까, 어느 동네에 어떤 과목으로 누가 들어온다는 정보가 자연스럽게 모이거든요. CSO에게 개원 1~2개월 전 정보는 진짜 값진 자산이잖아요. 처방 라인이 정해지기 전에 먼저 인사를 갈 수 있느냐, 다 정해진 다음에 뒤늦게 문 두드리느냐는 결과가 완전히 달라요.
물론 주의할 점도 있어요. 의료기기도매 담당자도 본인 회사 정보, 거래처 사정이 있다 보니 모든 걸 다 공유해 주진 않아요. 그건 당연한 거고, 우리도 마찬가지여야 하고요. 그리고 의약품과 의료기기는 규제 체계 자체가 다르기 때문에, 양쪽 정보를 섞어서 쓸 때 리베이트나 부정 청탁으로 비춰질 수 있는 영역은 항상 조심해야 해요. 정보 공유는 어디까지나 "영업 동선과 시장 흐름" 차원에서 머무는 게 안전합니다.
이 부분이 핵심이에요.
의료기기도매 네트워크는 CSO에겐 잘 안 보이는 자산이에요. 당장 매출로 연결되진 않지만, 시간이 쌓이면 신규 거래처를 가장 먼저 발굴하게 해주는 안테나가 돼요. 처음엔 어색해도, 같은 병원을 도는 사람들끼리 명함 한 장 더 주고받는다는 마음으로 시작해 보세요. 의외로 먼저 손 내미는 사람을 다들 반갑게 맞아 주더라고요.
같은 블로그의 이전 글에서 의약품 도매상과의 관계 만들기를 다뤘으니, 이번 글이랑 같이 읽어 보시면 그림이 더 잘 잡힐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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