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O병원 영업, CSO가 꼭 알아야 할 의사결정 구조와 공략법
"MSO병원은 원장님한테만 어필하면 되는 거 아닌가요?" 신입 CSO 분들이 종종 이렇게 물어보시는데요. 사실 이게 가장 자주 깨지는 지점이에요. MSO병원에서는 원장님 한 분만 잡아서는 약이 들어가지 않는 경우가 꽤 많거든요.
먼저 용어부터 정리해 볼게요. MSO는 Management Service Organization, 그러니까 병원의 경영을 전문적으로 지원하는 조직을 말해요. 이 MSO가 운영 전반에 깊이 관여하는 병원을 흔히 MSO병원이라 부르죠. 의료법상 의사가 아닌 자의 의료기관 개설은 금지돼 있기 때문에, 진료와 의학적 판단은 의료진이 하되 비의료 부문(구매·인사·마케팅·재무 등)은 MSO가 맡는 식으로 역할이 나뉘는 구조라고 보시면 돼요.
문제는 이 구조가 CSO 영업 방식 자체를 바꿔놓는다는 거예요.
개인병원만 다녀보신 분이라면 익숙한 그림이 있잖아요. 원장님과 차 한잔하면서 신제품 소개하고, 임상 데이터 보여드리고, "한번 써볼까요?" 한마디면 그 다음 발주로 이어지는 흐름이요. MSO병원에서는 이 마지막 한마디가 그대로 발주로 직결되지 않는 경우가 많아요. 약품 구매를 MSO 본부에서 통합 관리하기 때문이에요.
저도 처음에 MSO병원 거래처에서 이걸 몰라서 한참 헛걸음을 했어요. 원장님께 분명히 "이 약 좋네요, 써봅시다"라는 답을 받았는데, 두 달이 지나도 입고 기록이 잡히지 않는 거예요. 알고 보니 MSO 구매팀에서 기존 공급 라인 외의 신규 품목 도입을 사실상 막아두고 있었더라고요. 원장님의 의지와 별개로 시스템이 한 번 더 걸러내는 구조였던 거죠.
(이런 경험 한 번 하고 나면 영업 동선이 완전히 달라져요)
그래서 MSO병원 영업은 의사결정 구조 파악에서 출발해야 해요. 약품 구매의 최종 승인권자가 누구인지, 원장님 단독 결재인지 아니면 MSO 구매 책임자의 검토가 필요한지, 신규 품목 등록 절차가 따로 있는지를 사전에 확인해 두는 거예요. 거래처 직원분과 가볍게 대화를 나누다가 자연스럽게 알게 되는 경우가 많고, 어떤 곳은 아예 신규 거래 등록 양식을 별도로 운영하기도 해요.
구조를 파악했다면, 이제 공략 포인트가 두 갈래로 나뉘어요.
가장 먼저 챙겨야 할 분은 원장님이에요. 임상적 근거와 환자에게 줄 수 있는 가치, 동일 계열 약물 대비 차별점을 명확히 짚어드리는 건 변하지 않아요. 처방 의사결정의 본질은 결국 의료진에게 있으니까요. 다만 MSO병원에서는 여기서 한 단계가 더 붙어요. 원장님이 "이 약이 필요하다"고 판단하셨을 때, 그 판단을 MSO 쪽에 설득력 있게 전달할 수 있는 자료가 함께 준비돼 있어야 한다는 점이에요.
이어서 MSO 구매 담당자분과의 접점도 따로 만들어 두셔야 해요. 이쪽 분들은 임상 데이터보다는 다른 언어를 쓰세요. 가격 경쟁력, 공급 안정성, 결제 조건, 반품·교환 정책, 동일 성분 내 단가 비교 같은 경영 관점의 정보가 훨씬 잘 통해요. 같은 약을 설명하더라도 원장님께 드리는 자료와 MSO 구매팀에 드리는 자료가 톤부터 달라져야 한다고 생각하시면 돼요.
그리고 의외로 효과가 큰 게 다리 역할이에요. 원장님의 의학적 판단을 MSO 본부가 이해할 수 있는 형태로 정리해 전달하는 작업이요. 임상 근거 요약, 기존 처방 약물과의 비교표, 예상 사용 환자군 정도만 한 장으로 깔끔하게 정리해 드려도 원장님 입장에서는 큰 도움이 돼요. "이 자료 그대로 본부에 올리시면 됩니다" 정도로 만들어 가면 도입 검토 속도가 눈에 띄게 빨라지더라고요.
여기서 잠깐.
MSO병원 영업이 어렵게만 느껴질 수 있는데, 반대로 생각하면 진입장벽이 곧 방어막이 돼요. 한번 등록된 품목은 시스템 안에서 관리되기 때문에 갑자기 거래가 끊기는 일이 상대적으로 적거든요. 담당 원장님이 바뀌어도 품목은 살아 있는 경우가 많고요. 개인병원 거래처는 원장님 개인 관계에 따라 출렁이는 반면, MSO병원은 한 번 들어가면 거래의 결이 훨씬 안정적이에요.
물론 단점도 분명히 있어요. 의사결정 사이클이 길고, 신규 진입에 시간이 많이 들죠. 처음 두세 달은 거의 성과 없이 끝나기도 해요. 솔직히 이 구간이 제일 지치는 부분이에요. 그래서 MSO병원은 단기 매출 채널이 아니라 중장기 포트폴리오 관점에서 접근하시는 게 맞아요. 개인병원 거래처에서 단기 매출을 만들면서, MSO병원 한두 곳을 동시에 천천히 뚫어두는 식의 병행 전략이 현실적이에요.
요즘 MSO 구조를 도입하는 병원이 꾸준히 늘고 있다는 점도 무시할 수 없는 흐름이에요. 네트워크 병원, 전문병원, 일부 요양병원까지 MSO와 결합된 형태가 다양해지고 있거든요. 지금 한두 곳에서 미리 경험을 쌓아두면 몇 년 뒤에는 그 노하우가 그대로 본인의 차별화 포인트가 돼요.
마지막으로 한 가지만 짚고 갈게요. MSO병원 영업에서 가장 자주 나오는 실수는 "원장님이 OK 하셨으니 끝났다"고 손을 놓는 거예요. 발주가 실제로 일어나고, 입고가 확인되고, 첫 처방이 나가는 시점까지가 한 사이클이라고 보셔야 해요. 중간에 MSO 구매팀에서 멈춰 있는 건이 있는지, 등록 절차가 누락된 부분은 없는지 주기적으로 확인하는 습관이 결국 클로징률을 만들어요.
여러분 거래처 중에도 MSO가 관여하는 병원이 있다면, 오늘 한 번만 의사결정 구조를 다시 점검해 보시는 걸 추천드려요. 같은 거래처라도 보는 각도를 바꾸면 다음 분기 매출이 꽤 달라질 수 있거든요.
함께 보면 좋은 글로는 네트워크 병원 영업 전략, 신규 거래처 등록 절차 정리 같은 글도 블로그에 올려두었으니 참고하셔도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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