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체인점 CSO 영업, 본사 vs 지점 어디부터 뚫어야 할까
병원체인점, 한 번이라도 영업하러 가보신 분은 아실 거예요. 같은 간판 아래 지점이 줄줄이 있으니 "여기 한 곳만 잡으면 끝나겠다" 싶잖아요. 그런데 막상 들어가 보면 이야기가 다르더라고요.
병원체인점은 하나의 브랜드 아래 여러 지점이 묶여 운영되는 의료기관이에요. 치과, 피부과, 한의원에서 비중이 가장 높고, 요즘은 내과·정형외과·통증클리닉 쪽에서도 체인 형태가 슬슬 늘어나는 분위기죠. CSO 입장에서 병원체인점은 거래 한 건이 곧 다점포 공급으로 이어질 수 있는, 솔직히 욕심이 안 날 수 없는 거래처예요.
근데요, 여기서 많은 분들이 첫 단추부터 잘못 끼워요. 개인 의원 영업하던 호흡 그대로 지점에 들어가는 거죠. 개인 의원은 원장님 한 분이 처방 약품과 거래처를 거의 단독으로 결정하시잖아요. 그런데 병원체인점은 본사 구매팀이나 경영진이 약품 리스트와 거래사를 통합 관리하는 경우가 꽤 많아요. 지점 원장님이 우리 품목을 마음에 들어 하셔도, 본사 승인이 없으면 발주가 안 떨어지는 구조인 거.
이 부분이 핵심이에요.
저도 처음 체인 병원을 두드릴 때 이 구조를 모르고 지점만 돌았어요. 원장님하고 분위기 좋게 미팅하고 샘플까지 깔고 나왔는데, 돌아온 답이 "본사에 확인해 봐야 해요"였거든요(이런 말 들으면 진짜 힘 빠지죠). 그때부터 체인은 무조건 본사 라인을 먼저 확보하고, 지점 미팅은 그 이후로 미루는 식으로 동선을 바꿨어요.
병원체인점이 가진 장점은 분명해요. 본사와 라인이 깔리면 5개, 10개 지점에 동시 공급이 가능하니까 한 건의 수수료 규모 자체가 일반 단독 거래와는 체급이 달라져요. 정산 시스템도 보통 본사 단위로 일원화돼 있어서, 지점마다 정산일이 다르고 담당자 연락이 끊기는 류의 잔사고가 확실히 줄어요. 거래가 한번 자리 잡으면 매출 예측이 가능해진다는 점, 이건 CSO를 오래 굴려본 분일수록 더 크게 느끼시는 부분이고요.
물론 단점도 있어요. 경쟁이 빡빡하다는 거. 다른 CSO들도 똑같은 이유로 체인을 노리고 있으니 본사 미팅 한 번 잡는 것부터 쉽지 않아요. 그리고 단가 압박이 일반 의원보다 훨씬 셉니다. 본사 입장에선 대량 구매니까 단가 한 줄이 전 지점 비용으로 곱해지거든요. 여기서 무리하게 단가를 깎으면 정작 내 마진이 사라지는 함정이 있어요.
그럼 병원체인점을 어떻게 공략해야 할까요. 제가 현장에서 꽤 효과 봤던 순서로 정리해 볼게요.
가장 먼저 챙겨야 할 건 본사 구매·약무 담당자의 컨택 포인트예요. 홈페이지 대표번호로 들어가면 십중팔구 막혀요. 지점 친한 원장님이나 약무팀장님을 통해 본사 담당자 이름과 라인을 먼저 확보하는 게 빠르더라고요. 이어서 준비할 건 가격과 공급 안정성에 대한 데이터예요. 체인은 "이 약 좋아요"보다 "이 단가에 이 물량을, 이 리드타임으로 안정 공급 가능합니다"라는 그림을 더 좋아해요. 끝으로 다른 체인이나 다점포 의료기관에서의 납품 레퍼런스를 한두 장짜리 자료로 정리해 두세요. 본사 담당자 입장에선 "이미 비슷한 규모에서 굴려본 곳이구나"라는 신호 하나가 결정적이거든요.
여기서 잠깐. 본사 라인을 뚫었다고 지점 영업을 놓으면 안 돼요. 본사 계약은 "쓸 수 있게 열어주는 단계"고, 실제 처방·발주를 일으키는 건 결국 지점 원장님과 약무 담당자예요. 본사·지점 투트랙을 같이 굴려야 매출이 따라옵니다.
병원체인점은 세팅에 시간이 걸리는 거래예요. 한 달, 두 달 만에 답이 나오는 구조가 아니죠. 그런데 한번 자리 잡으면 매출이 누적되는 속도가 다르고, 다른 CSO가 쉽게 비집고 들어오지 못한다는 점에서 장기적으로 가장 든든한 거래처가 되기도 합니다. 지금 개인 의원 위주로 돌고 계신 분이라면, 분기에 한두 곳 정도는 체인 컨택을 새로 깔아두는 루틴을 만들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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